정보이야기

[경제상식] 비(非)고객집단과 거대수요

행복지킴이1 2010. 6. 1. 20:07
[경제상식] 비(非)고객집단과 거대수요

저성장이나 경기침체는 근본적으로 저수요, 즉 사려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데 원인이 있다. 고객이 없으니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해 봐야 팔려 나가지 않는 것이다. 팔리지 않으니 물건을 만들 돈이 돌지 않고 고용을 유지할 여력이 사라진다.

회사 차원에서도 장사가 안되는 원인은 마찬가지다. 고객이 없어서 그렇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생겨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상품이나 우수한 서비스가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나라 전체의 수요를 살리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정책적인 조치가 가능하다. 재정지출을 늘린다든지 세금을 덜 거둔다든지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벌여 돈이 돌게 만드는 방법이 대표적 예이다. 개별기업 차원에서는 그러나 시장에 숨어 있거나 개발되지 않은 고객의 수요를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람들이 쓸 돈이 없고 미래를 불투명하게 보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수요는 개발될 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미 그 회사에는 미래가 없다. 비즈니스 발달사는 시장에서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숨어 있던(또는 대기하고 있던) 거대 수요를 자극하는 혁신상품, 혁신서비스의 역사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지금의 시장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고 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 새로운 수요는 폭발적으로 창출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숨어 있는 수요를 찾는 첫 발걸음은 비(非)고객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데 있다. 비고객이란 현재 우리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지 않고 있는 집단을 말한다. 잠재고객에 비해 훨씬 넓은 개념이다. <한경BUSINESS>를 예로 들면 잠재고객이란 <한국경제신문>을 구독하고 있거나 다른 경제전문잡지를 사보고 있는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비고객이란 아예 신문이건 잡지건 경제미디어를 보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비고객들이 왜 자사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또 이들이 대신 어디서 우리 상품이나 서비스를 대체할 만한 것을 찾는가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그것을 찾아내 상품이나 서비스에 더하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벼룩시장>이나 <가로수> 등 생활정보신문을 보자. <벼룩시장>이 주목한 사람들은 신문 독자들(즉 잠재고객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신문에는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신문 대신 정보를 얻는 소스는 부동산 앞에 붙어 있는 급매물 정보판, 아파트 단지에 게시된 과외선생 구인 벽보, 그리고 대학 기숙사에 붙어 있는 물물교환 안내문 등이었다. 이런 생활정보들을 하나로 묶어내자 전혀 새로운 시장이 창출된 것이다. <벼룩시장>은 이미 국내 어느 언론재벌 못지않은 규모로 성장했다.

CGV 등 복합영화관은 또 어떤가. 이런 업체들이 나타남으로써 그동안은 극장 근처에도 오지 않던 수많은 사람들이 극장에 몰려왔다. 비고객들이 거대한 수요로 발전한 것이다.

개별 영화 1,000만 시대를 연 것은 질 높은 한국영화이기도 하지만 서비스 제공 범위를 영화 관람에만 한정시키지 않고 오락과 쇼핑에까지 넓힌 복합영화관의 공이기도 하다. 아이들과 같이 극장에 올 수 없었던 예전의 비고객들은 놀이방, 게임방, 쇼핑공간까지 갖춘 새로운 영화관으로 몰려들었다. 94년 연간 5,000만명이었던 영화관객은 10년 만에 1억3,000만명 이상으로 늘었다.

수요는 사라지지 않았다. 개발되지 않아 숨어 있을 뿐이다. 당신 회사에도 기회가 있다.

우선 고객이 아니라 비고객의 움직임에 주목하라. 그들은 왜 우리 서비스를 멀리하는가.

그리고 그 대신 무엇을 찾고 있는가. 그 무엇을 알아내면 당신에게도 기회가 있다. 그것이 숨어 있는 거대수요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뿌리에서 나왔다. 유전자의 차원에선 특히 깊은 관련을 지녔다. 비록 지배적 종이지만 사람은 그 방대한 체계의 아주 작은 부분이다. 지구 생태계는 광막한 우주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단 하나의 생명체다. 그래서 그것은 그 자체로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큰 가치를 지니며, 사람에 대한 영향과 득실을 떠나 그것의 보존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게다가 사람은 지배적 지위와 도덕적 감정을 아울러 누리는 종으로서 그것을 보존할 책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