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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옷으로 대박 낸 빅 사이즈 여인 ‘빅앤빅’ 이선미 사장

행복지킴이1 2006. 2. 1. 11:40
 
그야말로 온라인 쇼핑몰의 전성시대다. 얼마 전 쇼핑몰 업계의 발표에 따 르면 지난해 쇼핑몰의 총 연간 거래액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 다. 온라인 시장이 대박 사업의 장으로 떠오르면서 하루에도 수십개의 쇼 핑몰들이 오픈했다 문을 닫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진입장벽은 낮지만 생 존 가능성 역시 매우 낮은 시장이다. 온라인 시장에서 남들이 미처 생각 하지 못한 빅사이즈 의류로 틈새시장을 개척한 ‘빅앤빅’ 이선미 사장을 만나 성공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빅사이즈 의류 쇼핑몰 ‘빅앤빅(www.bignbig.com)’의 성장은 눈부시다. 2001년 12월 오픈 후 매년 눈에 띄는 성장률을 보인 빅앤빅은 현재 빅사이즈 의류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타 빅사이즈 의류 쇼핑몰보다 옷의 종류가 다양하고 배송도 빨라 지난 한 해 매출만 40억원에 이르는 성과를 올렸다. 하루 사이트 방문객 수 2,500명, 회원 3만명 규모의 빅앤빅 성공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빅앤빅 사이트를 처음 오픈한 이선미 사장은 사실 사업규모가 지금처럼 커질 줄 몰랐다고 털어놓는다. “처음 시작은 간단했어요. 제가 입을 옷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옷이 있으면 잘 팔릴 거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했죠.”

결혼 전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활동했던 이 사장은 결혼 후 아이 둘을 낳을 동안 오랜 시간 직장생활을 쉬면서 결혼 전보다 체중이 급격히 불어났다고 한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 해서 직장을 알아보던 그녀 앞에 생각지도 못했던 난관이 있었으니, 바로 입을 옷이 없다는 점이었다. “면접을 보려면 정장이 필요했는데 맞는 옷이 없었어요. 사려고 백화점, 동대문시장을 다 돌아다녀봤는데 사이즈도 맞는 게 없었고 설령 있다 하더라도 어두운 색뿐인데다 디자인도 예쁘지 않았어요.”

웃지 못할 해프닝도 겪었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면접을 보러 갔다가 옷의 단추가 면접관 앞에서 뜯어져 망신을 당했다. 이 사장은 자신만이 이런 불편을 겪고 있진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고, 본격적으로 빅사이즈 의류 쇼핑몰을 운영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고정관념 깨는 ‘원색’의 큰 옷으로 성공

쇼핑몰 운영에 대해 이선미 사장은 처음엔 “아이들 분유 값이나 벌어야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경력을 살려 사이트를 개설하고 동대문을 돌아다니며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지만 준비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니었다. 이 사장 나름대로 대학시절 배운 마케팅 이론을 되새기면서 준비를 했다. 우선, 기존 빅사이즈 쇼핑몰들을 관찰하고 분석했다.

“3개월 동안 시간이 날 때마다 빅사이즈 쇼핑몰들을 지켜봤어요. 당시 12~15개 있던 쇼핑몰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빅앤빅에 적용하기 위해서였죠.”

창업비용은 총 1,000만원이 소요됐다. 이 사장은 이 비용에서 400만원 정도를 사이트 홍보에 투자했다. 온라인 쇼핑몰은 무엇보다 존재 자체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 검색어를 등록해 ‘빅사이즈’를 검색하면 즉시 뜨도록 유료 등록을 했다. 옷도 남다르게 준비했다. 보통 빅사이즈 하면 검은색 계열의 옷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 사장은 원색 위주의 화려한 옷과 발랄한 디자인의 옷을 어렵게 구해 사이트에 사진을 올렸다. 만반의 준비를 한 끝에 빅앤빅은 드디어 오픈했고 이 사장은 내심 기대를 가졌다.

자체 제작으로 차별화에 성공

처음 일주일 동안 구매객은 전혀 없었고 방문객조차 뜸했다. 일주일이 지나자 첫 구매객이 나타났다. 이 사장은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매출이 크게 늘지는 않았다. 오히려 방문객들의 항의가 쏟아지기 시작해 당황했다. “저를 기준으로 삼아 빅사이즈 옷을 구비해 놓았는데 예상외로 더 큰 사이즈를 찾는 고객들이 많았어요. 고객들이 빅사이즈 전문 쇼핑몰이라고 홍보한 걸 보고 반가워했는데 막상 와보니 88~99 사이즈 옷만 있어서 구매하지를 않았던 거예요. 그걸 알아차리자 아~ 내가 너무 좁게만 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판단 착오를 깨닫고 좀 더 다양한 사이즈의 옷을 준비했다. 그러나 문제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까다로운 고객들은 사이트에 올라 있는 옷에 대해 타 사이트와 차별성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 대목에서 이 사장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옷들 중에서 ‘통통족’의 구매 욕망을 자극하는 옷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자체 제작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빅사이즈 여성 의류를 분석해본 결과 당시 인기 있던 디자인인 반나팔 청바지는 찾아볼 수 없다는 걸 알았고, 그 길로 샘플을 만들어 의류공장에 찾아갔다. 사장까지 만났지만 문전박대를 당하듯 거절당했다. 대량생산으로 수익을 남겨야 하는 공장 입장에서 무작정 찾아와 우선 청바지 50벌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에 황당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빅사이즈에 대한 거부감도 한몫했다. 일반 옷 사이즈에 비해 거대하다 할 수 있는 큰 옷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에 미심쩍은 눈길을 보낸 것.

하지만 이 사장은 청바지 생산이 쇼핑몰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판단해 설득에 온 힘을 기울였다. 한 달간 공장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사장을 설득했다. 제발 오지 말라는 공장 측 설득과 협박에도 불구하고 공장으로 출퇴근했다. 아무도 시키지 않은 청소까지 해가면서 눌러앉은 효과가 있었는지 의류공장 측에서 50벌을 제작해 주기로 했다. 단 조건은 ‘이번 한 번 뿐’이라는 것. “공장 측에서는 팔릴 가능성도 없어 보이는 빅사이즈 청바지를 만드는 게 시간과 돈을 낭비할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단지 제가 귀찮아서 떼버리기 위해 수락했던 것뿐이죠.”

반나팔 디자인의 청바지가 쇼핑몰에 올라오자 며칠 사이에 청바지가 품절이 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 디자인의 청바지는 7차까지 제작되었다. 처음 50벌 만들었던 바지를 100벌씩 만들었고, 사이트에 올리는 족족 금세 품절되기 일쑤였다. 놀란 것은 의류공장 측도 마찬가지. “처음엔 빅사이즈 의류가 사업이 될까 의문을 품던 공장 측에서도 시장성이 있다는 판단이 들었는지 적극적으로 바뀌더군요. 오히려 티셔츠, 재킷 제작 공장까지 섭외해 주셨죠.”

청바지와 마찬가지로 티셔츠, 재킷 등도 기존 빅사이즈에서 찾아보기 힘든 디자인으로 만들었다. 어두운 색깔에서 벗어나 화려하면서도 디자인을 통해 체형을 커버할 수 있는 옷들이었다. 의류 쪽으로는 문외한에 가까웠던 이 사장이 직접 동대문 시장을 돌아다니며 트렌드를 조사하고 디자인하는 등 열성적으로 임한 결과물이었다.

주변에서는 빅앤빅의 성공을 일종의 ‘센세이션’으로 평가했다. 이선미 사장 역시 사업이 이렇게까지 잘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처음 빅앤빅은 저희 집 작은방에서 시작했죠. 그런데 한 달 후 원룸으로 옮겨야 했어요. 4개월이 지난 후에는 투룸을 구해야 했고, 그 후 3개월이 지나서는 빌라를 구해야 했을 정도로 사업이 커져만 갔습니다. 달이 지날 때마다 매출이 1,500만원에서 2,000만원씩 오르는데 저조차도 감당이 안 될 정도였어요.”

“단골고객을 만들어라”

빅앤빅의 성공에는 운도 어느 정도 작용했지만 그보다는 철저한 고객 중심의 서비스도 한몫했다. 이 사장은 우선 빅사이즈 구매 고객의 성향을 파악해 그에 맞춰 서비스 한 게 주효했다고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빅사이즈 구매 고객들은 대부분 성격이 느긋하고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한번 익숙해진 것에 쉽게 적응하죠. 때문에 사이트 매출의 60%가 단골고객입니다. 그래서 한 번 구매한 고객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 즉각적으로 부가 서비스에 돌입하는 데 노력했죠.”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바로 배송문제. 익일 배송을 원칙으로 해 가장 빠른 택배 서비스와 계약했다. 때문에 오후 5~6시에 주문했다 하더라도 다음날 오전에 받아볼 수 있어 깜짝 놀랐다는 고객의 만족 어린 연락도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빠른 배송에는 그만큼 재고 부담이 따랐지만 그 점을 감수하고서라도 원칙을 고수했다.

홈페이지에 불평, 불만, 의문 등 메시지가 올라오면 24시간 내에 답변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이 사장도 수시로 직접 체크해 답글을 올려주었다. 덕분에 새벽에 올라오는 글에도 바로 답변해줘 “이 회사는 잠도 없냐”는 농담 섞인 평가를 듣기도 했다.

“그 덕인지 현재 빅앤빅은 빅사이즈 의류 시장에서 1위를 할 수 있었어요. 2001년 12~15개에 불과했던 빅사이즈 의류 전문 쇼핑몰이 현재 100여개에 달하지만 상당한 우위에 있다고 자부합니다.”

물론 고객들이 호락호락해서 빅앤빅을 키워준 것은 아니었다.

이 사장은 프로그래머 출신답게 빠른 배송을 위해 배송 시스템을 체계화했는데, 그게 그만 고객에게 커다란 실수를 한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포장 겉면에 제품에 대한 확인이 가능하도록 옷 종류, 사이즈 등을 적어 배송했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제품을 받아보신 분들이 XXL 등 사이즈가 표기된 박스를 받아들고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죠. 빅사이즈를 입는 여성들에 대한 배려 부족에서 생긴 일이었습니다. 그 당시 항의전화가 폭주했고 게시판이 폭발할 정도였죠.”

또 의상 전문가가 아니어서 겪었던 일도 있었다. 기존에 있던 블라우스를 빅사이즈로 만들면서 가슴둘레만 키우고 기장을 늘리지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옷을 입으면 배꼽티가 돼버려 “이런 엉터리 옷을 입으라고 파는 것이냐”는 주문고객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빅앤빅 초창기에 만들어진 이 블라우스는 200만원이라는 큰돈으로 제작됐고, 환불 소동을 겪으며 빅앤빅에 큰 손해를 입혔다. 덕분에 큰 옷을 만들 때 고려해야 할 점을 알게 된 빅앤빅은 이제는 그런 초보적인 실수를 범하지 않을 거라는 자신을 한다.

오프라인 매장 ‘크래빅’ 오픈

빅앤빅은 자체 브랜드와 매장을 갖고 있는 매우 드문 빅사이즈 의류 쇼핑몰이기도 하다. 2003년 후반부터 크래빅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해 화려하면서도 부담 없고 귀여운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의 성공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매장도 현재 전국에 19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이 20대 초중반 여성 중심 의류로 갖춰져 있다면 오프라인 매장은 30대 초부터 40대까지의 미시족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빅사이즈 옷도 얼마든지 예쁘고 세련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크래빅은 세련된 커리어 여성들을 위한 옷입니다.”

큰 옷 전문점은 일반 의류 전문점과 달리 구매율이 매우 높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 수 있다. 또한 입지에 그다지 구애받지 않고 오프라인 경쟁업체가 많지 않은 것도 장점. 앞으로는 의류만이 아니라 신발, 모자 등 잡화도 다양하게 구비할 계획이다.

브랜드의 고급화도 빅앤빅이 앞으로 추구해 나갈 방향. 큰 옷은 재질이나 디자인이 일반 의류보다 질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받아온 게 사실. 때문에 가격을 올리더라도 옷감과 디자인, 바느질을 고급화해 브랜드답게 갖춰 나갈 계획이다.

현재 이선미 사장은 회사 대표직을 남편 이원용씨에게 넘긴 상태. 직업군인인 남편은 전역해 부인 이선미 사장과 함께 빅앤빅을 경영하고 있다. 남편은 오프라인 매장 관리와 영업을 담당하고 있고, 이 사장은 온라인 쪽을 전담하고 있다. 남편이 도와주는 만큼 이 사장은 현장에서 더 뛸 수 있기 때문에 만족해한다.

“앞으로는 오프라인에서 빅사이즈 멀티숍을 만드는 게 제 꿈입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통통족들에게 맞는 옷과 잡화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게 목표 입니다”.

해외시장 진출도 준비중이다. 현재 부분적으로 일본수출을 하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진출해 매장도 오픈할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높은 퀄리티의 옷을 만들어야 해요. 때문에 지금까지 바빴던 것 이상으로 현장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려고 합니다.”

Tips / 이선미 사장이 제시하는 사업성공 포인트

재미있는 일을 하라
돈을 벌기 위해서 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면 사업은 단순한 일일 뿐이다. 자신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관심분야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실패한다 하더라도 해보고 싶은 일을 했기 때문에 후회도 적다. 또 사업이 성공하면 즐거운 일인 만큼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철저하게 분석하라
쇼핑몰 창업의 경우 초기 사업비용이 적게 들고 진입장벽이 낮아 즉흥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사업에 임할 때는 아무리 소규모라 하더라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최소한 사업 3개월 전부터 비슷한 아이템의 사업을 철저히 분석해보며 기획해야 한다.

발로 뛰어라
초기부터 넉넉한 자금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금이 부족한 만큼 현장에서 발로 뛰어야 한다.

철저하게 벤치마킹하라
같은 분야의 사업들을 철저하게 따라 하도록 한다. 타 쇼핑몰에서 이벤트를 하면 따라 해보면서 장점과 단점을 체험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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